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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노동조합의 입장

언제나 사회복지 노동자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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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난 탓에 운명한 관악구 모자의 죽음을 추모합니다.
진행상황
대상
일시 2019년 08월 23일
8월 23일 추모제 지부 사무처장 추모발언문_


굶어 죽겠다는 말이 일종의 농담처럼 여겨지는 시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같은 내용의 소설이 있다면 현실성이 떨어져 그닥 슬프지 않을 것 같은, 비극 같지 않은 이 실제 비극이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니 가난으로 인한 죽음이 생소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고시원에 화재가 나서 주거취약계층이 떼로 죽고, 제때 활동지원을 받지 못한 장애인이 순간의 위험을 피하지 못해 죽고, 회사의 작업지침을 충실히 따른 가난한 노동자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습니다. 가난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가난을 피하지 못해 죽임을 당하는 여전한 시대였습니다. 인간에게 태어날 때부터 부의 유무를 결정할 기회를 주는 것도 아니면서, 스스로가 결코 택하지 않았을 가난은 왜 이렇게 인간에게 야속합니까. 이토록 삶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천만한 게 가난인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국가는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사회복지의 필요성이라 배웠는데, 존엄성을 짓밟고 생명과 안전에 도전하는 구조적 빈곤에 대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겠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무엇 때문에 소위 부정수급자를 색출하고 복잡하고 모욕감을 주는 행정절차로 가난을 증명하게 하는 데에만 온통 관심이 몰려 있습니까.


우리 살게 해달라는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했을 고인들의 언제일지 모를 죽음의 순간을 묵직한 마음으로 떠올리겠습니다. 인간로서의 존엄과 가치, 인간다운 생활을 활 권리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더이상 제도와 예산과 구조에 막혀 쉽게 여겨지지 않도록 한 명의 사회복지노동자로서 싸우고 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