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이하 사회복지노조)는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3.30 사회복지 노동자의 날 맞이 노동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해 이 같이 밝혔다.

3월 30일은 사회복지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지정된 날로, 2011년 3월 30일에 제정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기념해 지정됐다.

하지만 사회복지노조는 법률이 시행된 지 13년이 지났음에도 사회복지 노동자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열악하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공공부문에서 가장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고 있는 사회복지 노동자는 여전히 13년 전의 요구를 반복해야만 하는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며 “대다수의 사회복지시설은 근로기준법의 최소 기준을 충족하기에도 역부족인 인력으로 운영돼 수많은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무료노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성을 담보로 하는 영역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사회복지 현장은 노동자들이 동일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의 규모별, 유형별, 지역별 특성에 따라 임금과 노동환경의 차별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며 “대다수가 저임금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임금 인상도, 승진과 진급의 기회도 없이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회복지노조는 “민간 사회복지시설의 각종 비리를 공익 제보한 사회복지 노동자는 보호받지 못하고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을 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노동자의 복지와 권리는 꿈도 꿀 수 없는 사회복지노동자에게 오직 현장을 떠날 권리밖에 주어지지 않음이 좌절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험률(38.3%)이 직장인 평균(33.4%) 보다 높았다.

직장 내 괴롭힘 비율 외에도 그 심각성과 행위자가 사용자인 비율 역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괴롭힘을 신고할 경우 평판조회를 하는 등 직업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위협하거나 사유화된 법인과 시설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조차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 같은 열악한 처우에 대한 원인으로 민간 중심의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해답으로 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지목했다. 사회복지 노동자의 진짜 사용자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복지서비스를 수행할 인력과 운영 예산을 확대하지 않아 사회복지 노동자가 고강도·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에 사회복지노동자들은 △동일노동·동일임금 적용으로 노동자간 차별 철폐 △시설별 상시인력 확충을 통한 장시간·무료 노동 철폐 △비정규 사회복지 노동자 양산 중단 △사회복지서비스 지속 위한 고용 대책 마련 △사회복지 현장의 민주적 운영과 비리 근절 위한 관리 감독 및 행정처분 강화 △사회복지-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등을 요구했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 박미진 홀트아동복지회 지회장은 “사회복지 노동자는 돌봄과 복지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자신은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이 존중받는 일터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은 결코 과한 요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