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그동안 거주시설 장애인의 탈시설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함으로서 장애인 인권보장에 앞장서왔으며, 탈시설을 위한 조례제정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서울특별시장애인시설협회(이하 ‘협회’)는 서울시의 탈시설 줄곧 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훼방을 놓았으며, 최근 서윤기 서울시의원이 발의한 조례에 규탄의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당사자의 배제와 편향된 의견이라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결국은 장애인의 인권을 팔아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속셈에 불과하다. 시설을 운영하는 자신이나 장애인의 가족, 노동자 누구도 거주시설과 같은 주거형태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비록 시설의 과거보다 개선된 환경을 갖추었다한들 시설은 감옥, 수용시설과 같이 개인의 자유과 권리를 보장할 수 없는 통제된 집단주거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인권침해와 비리가 수없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잘못으로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는 인식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노동조합에 제보된 수많은 제보들만 보더라도 알려진 사실이외에도 수많은 문제가 은폐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소수의 일탈이 아닌 거주시설이라는 폐쇄적인 구조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설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인권침해와 비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협회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태를 방관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며 문제를 은폐하는데 동조해왔다.
협회는 탈시설정책의 추진에 따라 우려되는 사항을 나열하면서 위험성을 경고하는데만 그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이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인 약자의 수용과 분리에서 지역사회의 정착으로 전환해왔다는 것은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주거형태의 지역사회의 전환에 따른 우려와 위험을 없애기 위하여 필요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일이다. 협회는 탈시설이라는 용어의 사용으로 노동자가 비난과 모욕을 당한다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거주시설을 운영해왔던 자신만을 당사자로 국한하면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하여 탈시설을 반대하는 태도야말로 사회복지계 전체를 비난의 대상으로 만드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장애인의 탈시설과 지역사회 주거를 보장하는 것은 장애인의 권리이자 인권이다. 조례는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을 정함으로서 정책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협회가 나서서 조례의 제정을 전면적으로 거부해야할 이유가 없다. 진정으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의 안전이 우려된다면 충분한 서비스를, 노동자가 고용이 걱정이 된다면 고용승계를 노동조합과 함께 요구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에 앞서 공공의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는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사람으로서의 사명을 명심하길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