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불러온 불평등의 위기 속
사회복지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라!
매번 대선 후보들은 앞 다투어 사회복지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겠다고 공약하고 표를 구하였으나 한 번도 실현된 적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임기 말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겹치면서 우리의 사회적 역할을 주목받고 필수노동자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정작 우리를 위한 어떠한 정책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사회복지시설의 인건비 지급 기준조차 정부 스스로가 지키지 않고 있으니 5년의 시간을 정부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복지시설의 인력은 그나마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최소한의 인력만 늘어났을 뿐 근본적인 인력기준은 역시 개선되지 못했다. 거주시설에서는 여전히 한사람이 10여명에 가까운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정규직 인력확충 대신 수많은 사업을 만들고 비정규직만으로 확대하였다. 나와 같은 사회복지사로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최저임금을 받으며, 매해 고용을 걱정해야하는 동료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밝힌 탈시설로드맵 속에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일하는 1만8700명의 종사자들의 고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지금까지 정부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해왔음에도 이렇게 홀대를 받는데 과연 누가 사회복지와 사회복지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겠는가? 보건복지부가 인건비 기준을 권고하면서 왜 정작 자신들은 그 기준에 따라서 사회복지노동자의 그것도 공공부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임금조차 보장하지 않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는 일은 모두가 동일한데 시설의 유형이나 규모에 따라서 그 대우를 달리하는지도 알 수 없다. 정부가 사업비와 운영비를 책임지는 사회복지시설이 5인 미만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못 할 정도로 영세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같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면서도 누군가는 이주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 직무급제로 내몰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보훈처가 고용한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임금기준이 아닌 최저임금에도 모자라 법에서 정한 사회복지사라는 명칭까지도 포기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장한 포용복지와 노동존중 속에서 주인공이 될 수는 없더라도 노동자로서 인간다운 대우와 기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이제는 저물었다. 정부가 사회복지노동자를 이렇게 대할 진데 과연 어떠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받는 어떤 국민이 행복할 수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재난이 불러온 불평등 속에서 우리 사회가 처한 어두운 현실을 돌보는 우리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분명하게 각인하였다. 우리는 사회복지노동자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바탕으로 사회복지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고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타파와 인간 존엄성의 회복을 위하여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 사회복지노동자 1천명은 이제 더 이상 정부가 요구하는 헌신과 희생을 강요를 거부하고 노동과 복지의 주체로서 다시 설 것을 선언하는 바이다.
2021. 11. 9.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1천 서명운동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