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아무 말도 않았다면 그랬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기껏 한다는 말은 직무급제로 이주여성 노동자 차별을 정당화하는 변명뿐이었다.
행정인력 이주여성들이 호봉을 받고 있다는 것은 동일임금 동일노동과 관련된 당연한 이치인데 궁색한 변명이 추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여성가족부는 직무급제를 이야기하고 싶다면 이주여성들을 채용하는 직군인 통번역사, 이중언어코치는 왜 호봉제 직원들과 달리 직무급제로 설정했는지부터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의 차별은 여기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직무특성에 따른 임금은 출신국적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고 하는데 해당직군이 모두 이주여성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는가? 합리적 이유없이 직무급제로 설정된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은 차별이 아니라는 것인가?
이주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인종차별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상식적인 반응은 다문화가족사업에 있어서 핵심전문인력인 이주여성 노동자들에게 오랜 시간 차별적인 임금으로 고통받게 했음을 사과하고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여성가족부는 직무급제를 통한 임금차별/인종차별을 정당화하면서 이주여성들을 또 다시 차별하고 있다는 것을 온 천하에 드러내주었다.
정부 어느 기관보다 차별과 평등의 가치에 앞장서야 할 여성가족부가 일터 내 이주여성 노동자들에게 버젓이 임금/인종차별을 벌이고 있으면서 여론의 지적에 직무급제 차별을 합리화시키는 해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 분노마저 느낀다. 여성가족부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찾아가 항의하는 이주여성들의 분노를 여성가족부는 진정 모르는가?
우리는 평등한 임금을 원한다. 그동안의 차별받아온 우리의 모든 경력을 반영받기 원하고 선주민들보다 적은 임금을 원하지 않는다. 왜 우리의 요구사항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번 여성가족부의 변명은 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이주여성 노동자들을 우롱하는 처사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주여성들은 이제 여성가족부가 이주여성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하게 알았다.
'평등을 일상으로'라는 슬로건에 이주여성은 해당이 되지 않음을 이주여성 노동자들은 확실하게 알았다.
여성가족부는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항의댓글을 다는 이주여성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차별하지 말라.
말로 하는 평등이 아닌 임금의 평등을 실현하라. 여성가족부가 평등을 실현할 생각이 없다면 노동조합은 투쟁으로 평등을 요구하겠다.
호봉제도입! 수당체계 명문화!
이주여성들의 통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2021. 9. 29.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사회복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