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이경호 주교는 장애인거주시설 사업전환으로
탈시설당사자 지원 및 고용안정 직접 해결하라!
2020년 5월 20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대한성공회서울교구 사회복지재단(이하 성공회법인)>의 제3차 정기이사회가 개최되었다. 성공회법인 이사장이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이경호 주교의 사회로 진행된 이사회는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도란도란’(시설장 이명근/성공회 사제)에서 접수된 시설폐지 안건을 상정하여 참석 임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장애인거주시설은 구조적 인권침해가 끊임없이 양산되는 곳이기에 사회복지법인이 앞장서서 시설폐지를 결정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거주시설을 폐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첫째, 거주이용인 당사자 중심의 탈시설자립지원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둘째, 시설폐지에 따른 시설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성공회법인 이사회는 단 한 사람의 문제제기 없이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고 참석이사 만장일치로 시설을 폐쇄하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내용과 형식은 부실투성이였다.
‘도란도란’ 시설장이 이사회에 제출한 폐지사유는 시설이용인 감소에 따른 적자운영 즉, 경영상 이유라는 것이다. 거주시설은 국고와 시비(서울시)로 운영비와 사업비 전액이 지원되는 사회복지시설이다. 따라서 1원 한 푼 내지 않는 성공회법인이 적자운영을 거론한 말장난에 문제를 지적한 이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성공회법인 이사회 개최 바로 하루 전이었던 5월 19일,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대한성공회지회(이하 노조)는 거주시설의 사업전환을 통한 고용유지를 주요안건으로 하는 교섭을 요구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다음 날, 시설폐지를 전격적으로 강행한 것은 노사 간 성실교섭을 약속한 것을 전면적으로 내팽개치는 불법행위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성공회법인 이사장 이경호 주교는 시설폐지 승인 당시 이사회를 주재하는 사회를 보았으며 이후, 6월 10일자로 시설폐지일을 3개월 뒤인, 9월 10일로 명시하여 관악구청으로 공식접수하였다. 이에 노조는 성공회법인 이경호 주교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으며 시설폐지 사흘 전, 2020년 9월 7일 성실교섭 합의를 해태한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아 냈다. ‘장애인거주시설 사업전환을 통한 탈시설 당사자지원 및 고용안정 방안 마련’에 이경호 주교가 직접 나서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성공회법인 노사는 2018년 7월 노조설립 이후 단체교섭에서 두 개의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다. 첫 번째 합의서는 2018년 8월 17일 작성하였으며 노사간 성실교섭을 확약하며 ‘기존 근로조건을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변경할 수 없다’ 또한 ‘재단과 조합은 시설의 민주적 운영과 공공성 강화를 위하여 대책위를 구성’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듬해 2019년 4월 15일에는 <노숙인 위기가정 쉼터 ‘살림터’ 및 ‘도란도란’> 시설장으로 있었던 임영인 사제의 시설거주인에 대한 강제약물 복용 등 이용인 인권침해-시설종사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에 합의하는 내용의 두 번째 합의서였다.
사회복지가 한결같이 걸어가야 할 길은 공공성, 그 누구도 배제받지 않는 차별없는 세상을 실현하는 것이다. 노조와 성공회법인이 맺은 두 개의 합의서는 바로 사회복지가 존재하고 지향해야 하는 공공성을 함께 실현해 나가자는 약속이었다. 그 엄중한 약속을 대한성공회는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특히, 임영인 사제의 인권침해 등 진상조사위 최종보고서가 제출되었음에도 1년이 넘도록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며 법인에 불리한 내용이라며 자구를 수정하려 들고 ‘아니면 배째라’ 식의 만행을 서슴치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경호 주교는 탈시설, 장애인식 등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데 치명적 결함을 드러낸 현 시설장 이명근과 대표교섭위원 백승완 이사(대한성공회유지재단 선교국장 겸임)를 여전히 대리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 주교가 직접 나서라.
2021년 2월 19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우리의 요구
-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도란도란 사업전환 위원회 구성하라!
- 교섭파행과 부당노동행위의 당사자 성공회법인 백승완 대표교섭위원을 교체하라!
- 노조파괴 지배개입, 시설의 파행운영 도란도란 이명근 시설장 교체하라!
- 임영인 사제 인권침해 및 부당노동행위 진상조사보고서를 채택하고 합의를 이행하라!
- 노동조합에 대한 사측의 지배개입 행위 진상조사 실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