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서울시는 사회서비스원의 공공성을 촉구하는
장애인과 사회복지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우리는 사회복지노동자의 공익제보로 비리와 인권침해의 전모가 밝혀진 수많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의 권리가 박탈된 채 살수 없기에 싸워왔다. 그러나 지금도 하루가 멀다 하게 사회복지시설의 비리 문제가 언론과 시사프로그램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의 국한한 문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시설이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지 않고 민간을 통해 운영되고 사유화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우리는 사회복지시설의 직접운영을 통한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였다. 사회복지시설비리에 맞서 함께 투쟁하였던 사회복지노동조합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 사회복지시설의 공공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지난 3월 11일 창립기념식을 갖고 출범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은 장애인과 사회복지노동자의 바램을 외면하였다. 문제가 벌어질 때마다 벌이는 전수조사나 지도감독 만으로는 사회복지시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서울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사회복지시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직접운영과 민주적은 운영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1600여개의 사회복지시설 중 단 하나의 시설도 사회서비스원의 직접 운영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으며, 위법․불법으로 운영되는 시설조차도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다. 노동자에게 종교행위와 기부금을 강요한 진각복지재단이 운영을 포기한 복지관의 새로운 위탁법인은 서둘러 찾아 나설 뿐, 민간의 사유화라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은 고민은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장애인 탈시설 추진 계획에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장애인에게 시설의 갇힌 삶 대신,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만큼의 활동지원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수립하고 제공할 책임이 있다. 탈시설을 위해서는 민간이 운영하는 수용중심의 거주시설 폐지와 계획을 명확하게 밝히는 한편, 탈시설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사회복지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하는 등 탈시설의 공공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사회복지현장이 탈시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장애인거주시설 노동자의 고용을 외면하고 있다. 서울시의 복지제도와 정책을 강화한다면서 정작 노동자들의 해고의 무대에 오르게 된다면 과연 누가 서울시의 정책을 신뢰할 수 있으며, 서울시가 노동을 존중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지역사회 대신 시설에 수용하는 정책, 시설의 노동자는 더 이상 필요가 없으니 그보다 적은 임금의 활동지원노동자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은 권리를 예산의 틀에 가두겠다는 것이다. 장애인을 수용하고 적은 노동자로 운영하면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구조적 인권침해의 문제를 방치해 왔던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민간 사회복지시설의 잘못된 운영을 방치함으로서 피해를 받는 것은 노동자와 이용자이며, 노동자와 이용자가 고통 속에 지내도록 하는 것은 서울시의 책임과 역할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사회복지시설비리와 인권침해가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오르내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서울시는 법적으로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복지노동자의 권리 침해는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사회복지시설의 비리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도 않고 방치하면서 민간의 전문성만을 내세우고 시설을 운영을 맡기고 협력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을 기만하는 일이다. 사회복지노동자에게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기에 앞서 권리가 보장된 현장을 만들고 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을 실현하는 것이 진정으로 서울시가 해야 할 역할임을 강조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위법, 불법 사회복지시설을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 직접 운영함으로서 공공성을 강화하라!
하나, 탈시설지원센터의 설립, 거주시설노동자의 고용을 승계,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의 보장으로 탈시설의 공공성을 강화하라!
하나, 사회복지시설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관리감독과 행정처분을 강화하고 민주적인 운영구조를 마련하라!
하나, 사회복지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인 서울시는 근로기준법 위반, 직장 갑질과 괴롭힘으로 고통 받는 사회복지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2019년 3월 25일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공공성 강화 및 서울시장 면담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