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의 운영의 책임을 방기하고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거부하는 한기장복지재단을 규탄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복지시설 대부분을 민간 사회복지법인 등에 운영을 맡기는, 민간위탁으로 운영한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공공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인에는 누구보다도 높은 공공성과 책임성 요구된다. 한기장복지재단은 전국에 120여개의 시설을 운영하는 대형 사회복지법인으로 더욱 높은 책임성과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한기장복지재단은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거부하면서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책임성과 역할마저도 부정하고 있다. 한기장복지재단은 노동조합과의 교섭이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자신의 교섭권 위임을 철회하고 자신이 수탁 운영하는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의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교섭 상대방이 아니라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운영의 책임과 권한은 가지면서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이 없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한기장복지재단은 성북구청과의 위탁협약서를 맺은 복지관의 실질적인 운영주체이며 당연히 노동자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져야한다. 위수탁협약서 제8조(근로약정의 이행 등)에서 재단은 노동관계법령을 성실히 준수하고, 급여․복리후생․교육 등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처우개선과 지위향상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재단은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교섭하여 처우개선과 지위향상을 교섭할 의무를 가진다.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시설관리안내 지침에 따르면 근로계약서를 법인의 대표이사와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법인과 교섭을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의 각 종 법률과 지침, 한기장복지재단과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의 규정만 보더라도 법인이 사회복지시설의 사용자이며 교섭이 상대방임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복지관의 관장의 임명, 예산의 수립과 사업의 계획, 복지관 규정의 제정 및 개정 등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통하여 정하여야 할 사항의 권한이 모두 법인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한기장복지재단이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버리거나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을 행사하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할 복지관에서 노동조합의 설립 이후, 사측은 노동조합과의 갈등과 대결만을 키우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운영되는 ‘문화의 날’이 노동조합을 이유로 폐지되고, 규정상 당연히 참여해야할 고충처리위원에서 조합원은 배제가 되었다. 조합원의 고충처리가 동의 없이 관리자 회의에서 공개되는가 하면, 법적으로 당연히 설치되어야 할 노사협의회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다. 지시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말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지회장에게는 사소한 것까지 이유를 들어 시말서를 작성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우리는 위수탁협약서에서 정한 의무대로 복지관이 상호 간의 인격을 존중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지위와 권한을 내세우기 이전에 공정하고 차별 없는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고 지역사회와 사회복지현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대화와 소통을 원하는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거부하면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복지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모순을 바로 잡고자 할 뿐이다. 우리는 한기장복지재단이 즉각 노동조합과의 성실하게 교섭을 재개하고,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이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는데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2020년 6월 23일
교섭거부 부당노동행위 한기장복지재단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