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도대남요양원의 코로나19 집단 전염에 코흐트 격리조치를 취하면서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과 배제의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 집단격리시설이 장애인 등을 보호하기위한 공간이 아니라 사회로부터의 격리하는 배제의 공간으로 기능하였으며, 보호와 치료가 필요한 순간에 오히려 그들을 위험한 존재와 대상으로 취급하였다. 또한 선한목자재단이 운영하는 가평의 루디아의집에서는 지속적인 인권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거주시설의 인권침해가 구조적 문제로 드러났다.
때문에 정부는 시설수용중심의 장애인 정책에서 지역사회의 자립생활을 중심으로 한 정책으로 변화를 국정과제로 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탈시설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는 장애인인권증진 기본계획에 따라 향후 5년간 시설거주 장애인 800명의 탈시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 시설 거주 장애인은 2500여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향후 15년 내에 탈시설하여 거주시설이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1800명 노동자가 해고가 된다.
기존의 탈시설은 개인의 의사에 따라 소규모로 이루어지거나 인권침해 등으로 시설폐쇄의 처분을 받은 법인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때문에 해고가 전혀 고려되지 않거나 개별시설의 조치로 문제의 발생을 완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설단위의 대규모로 탈시설이 이루어져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사회복지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쫓겨나는 상황 속에서 탈시설의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시설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하거나, 지역사회의 서비스 부재 등의 이유를 들어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는 선택을 해왔다. 해고는 노동자에게는 살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대한 문제로서 노동자가 불가피한 선택에 놓이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용승계에 대한 정부와 서울시의 대책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탈시설 장애인의 지원주택의 운영을 또다시 민간에 위탁함으로서 사실상 공공의 운영하면서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외면하고 있다. 한편 시설기능의 전환을 탈시설 정책에서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서비스 확충의 관점에서 인식하지 않고 민간의 의지에 맡겨둠으로서 고용의 승계도 그에 따라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을 승계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역할과 업무의 전환에 대한 교육 대신 취업의 알선이라는 대책이라고 할 수 없는 방안에 머무르고 있다.
탈시설이나 고용승계라는 인권과 권리의 문제를 취사 선택하거나 시기를 조정해야할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당장의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사회복지노동자는 탈시설의 주체로서의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보장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곧 고용승계와 사회복지서비스의 전면적 확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변화하는 사회적 기준과 가치를 배척하거나 노동자의 고용만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의 지지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장애인의 탈시설과 노동자의 고용승계 요구하기 위한 연대를 구성해야 한다. 그동안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온갖 문제를 일으켜왔던 사회복지법인들의 형태를 바꾸어 내고 공공이 주체가 되어 복지서비스를 운영하게 하는 것, 즉 정부와 지자체가 탈시설과 고용승계의 책임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시설에 가장 앞장서서 탈시설정책에서 요구되는 지역사회의 서비스를 확충케 하는 것이 사회복지노동자의 고용승계를 가장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방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