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뷰니온(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노동지회) 노동절 기념 작은 모임 이야기
“노동절은 어떤 의미일까?”
그렇게 시작된 지회 운영진의 노동절 행사 고민은 토론이나 학습 같은 딱딱한 형식보다 말랑말랑하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리인 ‘영화와 감상나누기’로 결정하였다. 노동과 관련된 영화도 참으로 많았기에 어떤 영화가 좋을지 또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런던프라이드’를 보기로 했고, 거론되었던 영화는 아쉬움에 노동절에 보면 좋을 영화로 추천하여 홍보했다.
영화를 본 이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감상을 나눴다. ‘젠더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배제하는 사회의 변화 필요하다고 느꼈다.’ ‘연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권리를 알아가는 모습을 보며 연대를 위한 용기를 내야겠다.’ ‘본인의 삶을 살면서 연대한다는 것이 힘들었겠고, 본인의 삶도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먼저 손을 내미는 처음이 어렵지만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같은 영화를 보았지만 각자의 인생 경험에 비추어 인상 깊었던 장면과 느낌을 나누었기에 이야기는 더 없이 풍부했다. “당신보다 크고 강한 적을 만났을 때, 세상에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지원군을 만난다면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입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연대’는 불쏘시개와 같다. ‘런던프라이드’에서 재현된 ‘연대’는 찐 현실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편견’ ‘주변의 시선’ ‘외면’ ‘이질감’을 어떻게 허물어 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비록 삐거덕거리고 되돌아오기도 하는 실패가 있더라도 그 안에 남겨진 뜨거운 마음이 또 우리를 뭉치고 움직이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지막에 장엄했던 연대의 행진처럼...
모집인원은 10명을 예상했는데, 딱 맞게 10명이 신청하여 모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지역의 작은 카페였고, 음향이 말썽을 부리기도 했지만 조합원들과 나누어 먹은 팝콘과 오징어로 영화 보는 기분은 설레고 좋기만 했다. 또 함께한 이들이 영화에 빠져들어 중간 중간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 준비한 입장에서는 무척 기뻤다.